완연한 봄이 왔음을 느낄 수 있었던 지난 주 토요일, 가족의 나들이, 연인과의 데이트를 반납한 채 레이언스 유기견 봉사단 12명이 모였습니다.

 

이번 봉사는 CMOS본부에서 주관을 하였고, 강아지를 너무 좋아하는 중학생 자녀 2명도 함께 하였습니다. 대부분 처음 유기견 봉사에 참석하다보니 다들 긴장한 상태였는데 베테랑 김기덕팀장님의 과장된 무용담까지 더해지자 봉사자들이 다시 군입대 하는 기분이라고 하여 한바탕 웃으며 봉사 활동을 떠났습니다.

 

이번 만큼은 다른 메뉴를 점심으로 정하려고 했지만 다수결 원칙에 따라 이번에도 역시 누룽지 닭백숙… 최후의 만찬을 즐기고 12시 반 정도에 400마리의 행복한 보금자리에 도착 하였습니다.

 

이번에는 특별히 보호소 원장님으로부터 부탁받은 청소 도구와 강아지들이 먹을 특식(고구마, 양배추, 단호박)을 가득 싣고 가니 더욱 반겨 주시는 것 같습니다.

 

일찍 온 다른 봉사자분들이 시설 청소를 말끔하게 해주셔서 레이언스 봉사단은 짐을 풀자마자 힘쓰는 일에 투입이 되었습니다. 인력이 부족하여 그동안 견사 뒷편에 쌓아두었던 쓰레기를 봉투에 담고 트럭에 싣는 일을 하다보니 봉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땀이 흐릅니다. 

쓰레기 더미를 치우고 뒷 마당에 어느 정도 공간이 확보되자 그 다음에는 산책조와 부업(?)조로 나누어 역할을 분담하였습니다.

산책조는 그동안 견사에만 갇혀지내던 강아지들과 함께 유유히 산보정도 하는 일이라 생각하고 도전한 봉사자들은 내가 개를 산책시키는 건지…

개가 나를 산책시키는 건지 모를 정도로 여기저기 끌려 다니며 평소 운동 부족을 실감하였습니다. 

 

▲ 레이언스 유기견 봉사단 F4

보호소에 남은 부업조의 일은 강아지들이 먹는 간식류의 포장을 뜯고 내용물과 봉투를 분리하는 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강아지들에게 간식을 주려나 보다 생각했지만 소장님으로부터 들은 사연은 다소 충격적이었습니다. 일부 비양심적인 기부자가 유통 기한이 거의 임박하거나 지난 물품을 후원한 뒤 세금 감면 혜택을 받거나 대외 홍보용으로 사용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유통기한 조금 지난 것은 먹여도 되지 않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수백 마리가 단체 생활 하는 보호소 입장에서는 단체로 이런 상한 음식을 먹고 잘못될 경우에는 걷잡을 수 없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보호소 입장에서는 아쉽지만 그대로 버려야 한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강아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소장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뜯고 버리고 뜯고 버리고… 내 허리는 끊어지고..ㅜ

 

북한도 무서워한다는 중2 아드님과 참석하신 연구소 김정도책임님은 이번 봉사를 통해 아들과 함께 강아지 산책을 시키며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셨는데요, 아들과 단 둘이 하는 첫번째 산책이라 더욱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해오셨습니다.

 

다음 2분기 봉사에는 더 많은 인원이 참석하길 바라며 레이언스 5기 유기견 봉사단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 레이언스 5기 유기견 봉사단 단체 사진 다 함께 ♡